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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을 '잃는다' 는 것. 텨블넥X지

몽상가 강민, 꿈 속이 아닌 추억속으로...
광통령 인터뷰


잡담부터 시작할게요.

- 기대를 하신다던 스텔님께는 죄송한 수준의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미리 양해를....ㅠ

- 몇 해 전에 누군가 스타를 보고 싶다고, 볼 만한 경기를 추천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강민의 팬이 아님에도 "그럼 일단 '강민'의 경기는 찾아 봐야 된다" 며 10경기 정도를 추천해 줬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 날라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많은 올드 팬들에게도 결코 다르지 않았을 거라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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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 강민을 이야기 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 깐깐한 서지훈과 박태민의 '멘토' 가 강민이라는 것.
김정민에서 이성은에게 이르기까지 '완벽'으로 칭송받는 그의 자기 관리 - 인터뷰의 90%는 '민이 형' 이야기를 하는 케텝 토스의 미래 프영호에 이르기까지....

가정부의 따뜻한 모습에서부터 예의없는 서지훈을 혼냈다는 따끔한 모습까지 인간적으로 인격적으로 강민은 참 흠잡을 곳이 없는 사람이었다. 같은 팀의 영웅이 그런 것 처럼 인터뷰에는 항상 팬들이 가득했다. 그런 훈훈함에 그의 팬이 아닌 사람들까지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었다. 콧물이 흘러 경기를 잠시 중단했었던 그의 '인간적' 인 모습은 '이상적' 인 선수와 '훌륭한' 선배와 동의어가 되었다.

팬들을 위해 기꺼이 최연성과 마재윤을 상대했고, 마지막까지 손수 임요환을 잡아주었다.

나는 강민만큼 팬을 사랑한 게이머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게이머들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고, 그만큼 강민은 특별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가 떠날 때는 보다 많은 사람이 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민을 '잃는다'는 것은 그렇게 슬픈 일이다.



2.

반면에 '게이머' 강민을 말하기는 무척이나 난해하다. 아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강민은 카멜레온 같은 게이머였다. 그의 면모는 너무도 다양해서 '프로토스' 라는 종족을 빼놓고는 어떤 것으로도 그를 형용할 수 없다.

그는 '꿈의 군주' 이자 '몽상가' 였노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는 항상 팬들을 우선시 했기에 그들에게 꿈을 꾸게 해주고 싶었다. 승부의 나선에 섰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박정석만큼 유한 사나이는 아니지만 적어도 박용욱만큼 집요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태규를 잡고 이윤열을 잡으며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는 '토스 양대리그 정복' 을 해냈다.

놀라울 만큼의 판짜기와 압도적인 개인기량만으로도 우승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천재의 무한질주를 막은 것은 유보트에서의 혈전이었다. 맵의 이해도에서 전태규는 강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강민이 팬들을, 상대선수를 꿈꾸게 만들 수 있었던 두가지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혈전을 승리로 이끄는 동력은 '맥'을 잡는 판짜기 능력, 그리고 누구보다도(임요환 보다도) 압도적인 맵 이해력.



3. 

강민은 최연성과 함께 가위바위보를 가장 잘하는 선수였다. 그 예측의 정확성은 그에게 꿈을 만들 기회를 선사했다. 쵱이 그 예측을 기반으로 상대를 버스에 태웠다면 광은 그것으로 상대를 꿈속에서 헤메이게 했달까.

째고, 배제하고, 올인하고,,, 그런데 거의 매번 그것이 통했다. 뭘 할 지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은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하지만 상대는 강민을 예측하지 못한다. 마음을 읽은 채 들어오는 상대에게 겁을 먹고 뒷걸음질을 칠 뿐이다.

누군가는 8배럭으로 센터를 1분이상 정찰하지만 강민은 노서치로 더블넥을 먹고 있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페러럴라인즈 할루시네이션 아비터 리콜은 그러한 예지력의 대명사같은 경기다.

강민의 연습 방법은 독특하다. 한 가지 시뮬레이션으로 20판 이상을 경기했다고 한다, 가령 상대에게 투팩만 20판..을 연습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승패는 관계없고 투팩만. 그러면서 자신은 이것저것 시도해본다. 그러면서 상대를 재고나면 나중에는 센터를 정찰하는 SCV의 방향만 보고도 상대를 뻔히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몇 가지 경우의 수만으로 연습을 진행한다. 그렇다면 그 영역을 벗어난 경기는? 강민의 예측력은 그 오차를 최소화 했다. 그래서 그는 느긋하게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현실의 적을 꿈속의 노리개로 만들어 버렸다.

맵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임요환은 그래서 강민에게 약했다. 강민은 강요당하지 않으니까, 생각을 읽으니까, 맵을 바라보는 수준이 황제와 같은 높이, 때로는 그 이상이었으니까. (강민의 기요틴)

커다란 판짜기를 기반으로 상대를 '낚는' 최연성에게 강민은 약했다. 아니 벽과도 같았다. 비슷한 스타일을 가졌지만 가진 펀치의 파워가 달랐다. 같이 힘을 모으면 최연성을 이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강민은 항상 최연성에게 먼저 펀치를 뻗었다. 선제 공격이 익숙치 않았던 탓일까. 그만큼 가위 바위 보를 잘했던 탓일까. (질레트 개막전 in 레퀴엠)

강민이 꼭 하나 아쉬워해야 한다면 '최연성' 의 빠른 등장일 것이다. 상성이 너무 좋지 않았다.


4. 

임-이-최-마의 최정점을 상대한 토스는 박정석과 강민 뿐이다. 그중에서도 강민은 최후까지 싸웠다. 최후의 최후까지 싸우다 지쳐 쓰러지고 나니 김택용이 나왔다. 아니지. 나와주었다.

사실 현대의 모든 토스들은 강민의 토양위에 서 있다. (흠..도재욱은 빼야할지도..) 

강민은 유보트에서 어리지만 충분한 이윤열을 제압하고 군주가 되었다. 박성준-최연성으로 대표되는 '질레트' 세대의 목표는 강민이었고 마재윤에서 김택용으로 이어지는 '곰티비' 세대의 등장도 강민을 딛고 나왔다.

스타판의 거의 모든 패러다임에 강민은 함께 했다. 들러리가 아니고 주역이었다. 모든 낭만적인 시간에 우리의 '꿈의 군주' 가 함께 있었다.

토스의 전성시대가 끝다고 조용호와 박태민과 박성준이, 그리고 최연성과 이윤열과 전상욱이 토스 알기를 개떡으로 알 때 누가 수비형을 개발하여 저그를 잡으려 애썼는가. 누가 시즈리버를 셔틀 아케이드 했는가. 드라군만으로 마인을 제거하며 테란의 앞마당 탱그를 저격한 것은 누구인가. 누가 커세어 다크를 전술적으로 사용했는가.

김택용도 송병구도 윤용태도 오영종도 아니다.

그들이 강민보다 각 분야에서 뛰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은 처음이 아니다.



5.

끝까지 셔틀을 돌리며 최연성의 SCV를 제압했지만 9시 몰래 멀티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백두대간에서 최후의 파일런을 소환해 마재윤을 잡았던 그지만 단지 그 시리즈를 내줬을 뿐이다. 마틀러의 독재에 최후까지 반기를 든 무언가는 개테란맵을 제외하면 날라가 유일하다.  

그래서 지금의 프로토스들이 나올 수 있었다. 그가 마지막까지 저항해줬기 때문이다. 세대가 바뀌는데도 강민은 토양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제 그 토양에서 자란 나무들이 저마다의 열매를 피우려 하니 그 토양이 자신은 할 일을 다했다며 떠나려 한다.

나는 최연성의 코치 놀음이 싫다. 아마도 강민의 해설 놀음이 맘에 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그의 얼굴이 보이기를 바란다. 그렇게라도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각인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보다 멋있고 또 가슴 뭉클하게 떠났으면 좋겠는데 올드들은 우리에게 너무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 야속하다.

이 바닥에서 가장 훈훈한 미소를 가지고 있었던 낭만의 연금술사 마저 그러하니 더더욱 야속하다. 

그대의 꿈이 너무 달콤했기에 이렇게 감사를 담아 바친다.


Good Bye...Nal_rA




덧글

  • Hadrianius 2008/09/19 00:31 # 답글

    제가 스타보던 시절 선수들이 거의 다 떠나가는군요.
    강민도 참 헐루시네이션 보고 의자에서 일어났던 기억부터...
    (망할 마재윤 ㅋㅋ)

    저는 박지호를 제일 좋아했더랍니다. 초창기 '꼬라박' 시절부터..
    참 05년 4강전에서 임요환을 잡았더라면 진짜 대박이었을텐데, 그걸 놓치고 이후에 멘탈에 문제가 생겨
    소리소문없이 슬슬 사라지고 있는;;
    뭐하냐 지금. 그래도 작년 한때는 에결의 사나이라고도 했는데 말야;
  • 우쓰우쓰 2008/09/19 10:57 #

    박지호는 원래 맨탈이 들쭉날쭉한 선수였죠. 인간미가 넘치는 사나이였습니다. 그 당시 참 테란전을 잘했었는데 결국은 그걸 극복하지 못했고 차기 에버 스타리그에서도 4강까지 오릅니다만 하필이면 당시 같은 팀이었던 플토의 재앙 박성준을 만나서 3-0셧아웃;;

    그래도 다시 슬슬 살아나는 중입니다. 이번에도 스타리그 진출 했었죠. 물론 광속 탈락하긴 했지만ㅠ
  • 스토리텔러 2008/09/19 01:25 # 답글

    "김택용도 송병구도 윤용태도 오영종도 아니다.

    그들이 강민보다 각 분야에서 뛰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은 처음이 아니다."

    바로 이겁니다.
    정말 강민은 모든 프로토스의 어머니에요 ㅎㅎ
    광렐루야...ㅠㅅㅜ
    (신학관데 이래도 돼나 ㅎㅎㅎㅎ)
  • 우쓰우쓰 2008/09/19 10:58 #

    아버지 보다는 어머니가 어울리는 광통령 광성모 광렐루야~~ㅎㅎ

    이따 뵈요 형님-ㅋㅋ
  • 심심너구리 2008/09/19 11:40 # 답글

    강민 선수가 돌아오길 바라겠습니다. 스타2가 됐든 뭐가 됐든 말이죠.
    다시금 그의 꿈속을 헤메고 싶네요. 페럴라이즈 이병민전 할루시네이션+리콜은 그야 말로... 즐쿰..
  • 우쓰우쓰 2008/09/20 15:36 #

    뱅미는 그냥 그 한경기를 통해 전국구 스타로(?)....;;
  • Lucypel 2008/09/19 13:36 # 답글

    왠지 먼저 은퇴한 최연성도 그렇고, 강민도 은퇴한 느낌이 들지 않네요. 그냥 선수 시절 잠깐 부진했던 때처럼 리그에 얼굴을 비추지 못하는 것만 같습니다. 선수들 인터뷰 들어보면 매번 연성이형을 찾는 티원 테란들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웃음)

    어쨌든, 강민 선수의 은퇴 때문에 한참 슬프고 기뻤습니다. 더이상 볼 수 없는 건 무척 슬프지만, 그가 보여주었던 경기들이 하나씩 둘씩 계속 지나가는 덕택에 또 무척 기뻤거든요. :)
  • 우쓰우쓰 2008/09/20 15:35 #

    시대라는건 바뀌기 마련이지만 이 판은 구관이 명관은 확실히 아니라는게 조금 서글픕니다. 휴- 이젠 정말 좋아주고 다른 젊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줘야겠어요.
  • 수액 2008/09/19 15:54 # 답글

    강민은 왠지 임요환 처럼 감독을 하면 더 잘할거 같은 플레이어 인듯.
    은퇴라니 정말 아쉽네요. 최연성도 은퇴 강민도 은퇴.
    이 와중에도 꾸준히 선수생활하는 임요환은 참 대단 합니다.
    (gg잘 안치는 플레이 스탈 처럼 말이죠)
  • 우쓰우쓰 2008/09/20 15:34 #

    지금 이순간 강민이 해설을 하고 있네요, 근데 완전 잘하는 듯;;

    자원 채취를 자원 '재취'라고 하는 것만 고치면...
  • 에라이 2008/09/20 14:20 # 답글

    저는 저질 등빠지만...사실 광통령은 챌린지 본좌 but 스타리그 못감 시절부터 참 오래 봐왔던 선수라...이제는 정말로 시대가 바뀌어 가는군요
  • 우쓰우쓰 2008/09/20 15:33 #

    등짝은 그래도 차기리그에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요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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