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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2등은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잡담

"2등은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예전에 삼성에서 신문 지면 광고로 냈던 문구인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히 임팩트가 컸기에 확실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기억하지 않는다' 인지 '기억해주지 않는다' 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그건 별로 안 중요하다고 (혼자) 생각하고..

4년에 한 번, 누군가에게는 인생에 한 번 있는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2등은 사실 통한의 무엇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2등도 소중하고 잘한거고 자랑스러운 건데 왜 우리는 1등병에 걸려 있냐고 반문합니다만, 솔까말 제가 만일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나갔는데 아깝게 은메달을 땄다면 막 웃으면서 손 흔들진 못할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시절 교내 축구 대회에서 준우승하고는 뒷풀이 가는 내내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하물며 올림픽이란 말입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아쉽지만 이것도 이렇게나 값진걸.


문제는 선수들이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게 만드는 아주 '씹스러운 풍토' 입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레슬링 종목에서 선수 이름은 생각안납니다만, 한 유럽 선수가 은메달을 따고 시상식 내내 개똥 씹은 표정으로 일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 기자가 은메달도 자랑스럽지 않느냐고 묻자 이 선수 답변이 걸작입니다.

"이딴거나 목에 걸려고 여기 온 것이 아니다."

어제 왕기춘 선수의 눈물은 아무것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배한 것에 대한 분함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죄송하다' 는 말을 되풀이 합니다. '열받는다' '분하다' 가 아닌 '죄송하다' 입니다.

언론은 이원희를 잡고 올림픽에 간 어린 선수를 몰아쳐 왔습니다. <니가 금메달을 따는 걸 보기 위해 국민들은 응원을 하는 것이다. 이원희를 이기고 갔는데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한다.>

하지만 어떤 "개념있는" 국민도 단지 금메달을 따라고 선수들을 응원하지 않습니다. 그건 응원이 아니라 다그침이죠. 오히려 최선을 다했는데도 금메달을 놓친 선수들의 마음이 아프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고 위로를 합니다. 그만큼의 노력을 가늠할 수 조차 없기에 더욱 조심스럽게 응원을 합니다.



은메달에 대처하는 최고의 자세 - 남현희


그런 의미에서 어제 여자 펜싱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딴 남현희의 자세는 정말 바람직하고 이상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은메달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1점 차이라서 조금 아쉽다. 그래도 경기 운영능력에서 내가 밀린 경기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라며 시상대에서도 연신 웃어보였습니다.


이렇게.

우리 선수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길 바랍니다. 나는 2등도 잘했다고 생각하고 만족한다. 혹은 나는 2등이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이런식으로 이야기하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그대들을 아끼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절대로 "국민들께 죄송하다" 따위의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눈물을 흘리되 자신을 위한 눈물을 흘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등을 기억해주지 않는 건, 은메달을 부끄러워 하는 건, 썪어 빠진 기자 정신으로 무장한 개보다 못한 언론들 뿐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은메달을 부끄러워 하고 금메달을 부르짖을 때 국민들은 그 쓰레기들을 부끄러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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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키에 2008/08/12 13:22 # 답글

    아 정말.. 왕기춘 선수 사진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차라리 진짜 '분하다'라고 한마디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각오하고 나갔는데 얼마나 어이없고 분했겠어요. 그런데 그 속상한 와중에도 되려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이 정말 엿같죠-_- 망할 미디어들.
  • 우쓰우쓰 2008/08/12 15:06 #

    제가 하고싶은 말을 정확히 짚어 주셨네요. 은메달에 좌절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은메달을 따고 주변의 눈치를 보게하는 망할 미디어 색기들이 나쁘죠.
  • 착선 2008/08/12 13:39 # 답글

    서글픈 일이지만..그나마 스포츠니까 2등도 관심을 가져주는듯... 우리사회에서 2등은, 곧 패자와도 직결된다고 어렸을때부터 교육해왔으니...
  • 우쓰우쓰 2008/08/12 15:08 #

    우리사회에 너무 만연한 2등 패배주의 자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전교 2등하고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죄송하다" 고 말하는 학생들은 없죠. 하지만 선수들은 이딴 인터뷰를 울면서 합니다. 그 배경엔 설레발치는 찌라시들이 있다는 것이구요.
  • 풀업점퍼 2008/08/12 14:42 # 답글

    남현희 선수나 파이셔 선수처럼 참 올림픽을 즐기고 gentle하게 해야되는데 참..
  • 우쓰우쓰 2008/08/12 15:08 #

    그렇죠. 뭐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 두 선수가 아닌가 싶네요.ㅎ
  • NoPD 2008/08/12 14:49 # 답글

    남현희 선수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잘 했고, 열심히 했고, 돌려 이야기 하면 전세계 선수들중 2, 3등 했다는 것인데
    이놈의 1등병이 만연한 나라에서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이야 일반 국민들은 " 은, 동메달도 값지다 " 라고 하지만
    수많은 찌라시와 분리수거 대상 폐기물들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 우쓰우쓰 2008/08/12 15:10 #

    남현희 선수 저 사진에서 이탈리아의 두 선수 모습도 참 보기 좋더군요. 우리 언론의 문제는 일반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전혀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졸라 병맛이죠. 정치와 언론이 이 사회의 마지막 고민이고 문제인데 이게 도무지 해결책이 없어 보여서 그냥 까고 또 까고 깐데 다시 까고 해야 합니다.ㅠ
  • 시아초련 2008/08/12 15:39 # 답글

    따스한 2등에 넘 훈훈한 ~ _~)
  • 우쓰우쓰 2008/08/12 17:43 #

    덩달아 훈훈...^^
  • 올비 2008/08/12 15:41 # 답글

    저도 남현희 선수의 저 밝은 모습에 더더욱 반하게 되었어요 ^^
    사실 파이셔 선수의 모습을 보고 '왜 우리나라엔 저런 사람이 없을까 ㅠㅠ' 했는데..
    어제 남현희 선수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경기에 졌음에도, 승자와 포옹하며 축하한다고 말해주던 그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에 그리고, 비슷한 내용의 글을 썼었기에 트랙백 걸어봅니다~
  • 우쓰우쓰 2008/08/12 17:45 #

    트랙백 감사합니다. 남현희 선수는 경기력, 매너, 인터뷰 모두 개념 만땅 탑재였죠. 그렇지 못한 다른 선수들을 보면 선수들의 문제라기 보다는 외부의 분위기, 그걸 조장하는 여론들 때문에 위축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 불꽃앤써 2008/08/12 17:16 # 답글

    여러모로 스포츠맨십을 두루 보여준 것 같습니다. 여자 펜싱.

    그나저나 왕기춘 선수는 보면서 너무 맘이 아프더군요. 아니 대체 저 상황에서 왜 이원희 선수와
    비교가 되어야 하는 건지... 안타깝습니다. 그저.
  • 우쓰우쓰 2008/08/12 17:47 #

    이탈리아 선수들 매너 좋습니다. 남자 양궁 때도 그렇고 어제도 종일 화기애애-

    왕기춘 선수는 말 다했죠. 늑골이 나간채로 결승까지 오른 선수가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피하고, 그래도 기어코 쫒아가 겨우겨우 잡아서 한마디 시켜봤는데 '죄송합니다' 라니ㅠㅜ
  • 수액 2008/08/13 01:07 # 답글

    왕기춘 선수 너무 잘했는데 세상에 우리나라 국민중에서 전 세계에서 2등이라도 해본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렇다고 4년 내내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말이죠. 솔직히 축구 대표나 이런 선수들은 그런 말해도 된다고 봅니다만. 나머지 비 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우리가 별달리 해준것도 없는데 모 그리 죄송한게 많은지.
    그나저나 왕기춘 선수 싸이에 무개념짓 저지른 그런 정신나간 년 보면 괜히 저렇게 말하는 게 아닌거구나 하고 있습니다. 자기는 국내 1등이라도 한 번이라도 해보고 그런 소리 하는 것인지 원.
  • 우쓰우쓰 2008/08/18 09:29 #

    그 년은 톡톡히 댓가를 치르네요- 대학까지 털어낸 너희 디씨가 킹왕짱!!ㅠ

    죄송하다는 말은 정말 속상합니다. 은메달에 '그쳤다' 라는 표현도 머리에 총구가 닿지 않고서야 제 정신으로 싸질르는 글이라고 생각안하구요. 뭐 정신줄 놓은지 오래니;;ㅠ

    4년간 고생한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 보낼 수 있는 문화, 그래도 일반국민들 사이에서는 조금씩 보편화되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아, 축구 이색기들은 좀 빼고.
  • -A2- 2008/08/13 08:29 # 답글

    남현희 쿨하네요. ㅋ
  • 우쓰우쓰 2008/08/18 09:29 #

    쿨현희죠.ㅎㅎ
  • 스토리텔러 2008/08/13 11:02 # 답글

    아....
    이래서 올림픽을 안보게 되는 듯...=_=
  • 우쓰우쓰 2008/08/18 09:29 #

    그래도 보세요- 요즘 유일한 낙인디.ㅎㅎ
  • 애인여기 2008/08/13 11:19 # 삭제 답글

    은메달을 넘어서 다음번에는 금메달 딸수 있는 계기가 되길! 화이팅~!
  • 우쓰우쓰 2008/08/18 09:26 #

    화이팅!!
  • bluenlive 2008/08/16 09:47 # 삭제 답글

    정확히는 "2등은 기억되지 않는다"였습니다.
    저도 그 시절에 2등을 해서 잊혀진 기엇이 있기때문에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들(국민들) 스스로가 등수가 아니라 그때까지의 노력을 기억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종합순위라는 거짓말부터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트랙백 걸었습니다)
  • 우쓰우쓰 2008/08/18 09:26 #

    분명히 '아무도' 라는 표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감사합니다. 좋은 글 트랙백 잘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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