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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격납고 결승 간단 리뷰. 텨블넥X지

- 결승 진행 과정에서의 미흡함이나 경기 후 대처에 대한 논평은 생략합니다.


1경기(1) : 매의 드론이 배럭에 부벼지며 들어갑니다. 원배럭 더블이나 원팩 더블은 아닌 상황을 알게 되었고, 빠른 뮤탈로 피해를 주려고 합니다. 병력 상황을 보건대 아마 오래 끌 마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드론에 가렸지만 SCV도 충실히 정찰에 성공했고 이영호는 '일단의' 수비로 발키리 골리앗을 선택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원 발키리 폭사. 그런데 모니터가 꺼졌다네요.

경기 자체는 저그에게 순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나 이것이 승패를 가를 것은 아닙니다. 컨트롤 싸움이 치열했을텐데요, 경기 적인 상황만 본다면 갓영호의 빌드가 우선이고 김정우는 그에 맞춤 전략을 택했기 때문에 재경기 판정은 저그에게 낫습니다. 하지만 경기 중에 생긴 심리적인 우위를 고려하면 재경기가 저그의 날 선 감각을 무디게하고 맥을 풀어 버릴 수도 있는 것이었죠. 이후 경기를 보면 후자 쪽이 좀 더 영향력을 행사한 듯 합니다.

요컨대 재경기 자체는 이영호에게 불리, 하지만 심리적 측면에서는 저그가 아쉬워 할 만 한 상황입니다.


1경기(2) : 오랜 딜레이는 저그의 감각을 무디게 만든 듯 합니다. 이 부분은 테란의 능력, 이영호의 능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재경기에서의 빌드가 김정우가 준비한 그것이 아닌가 싶구요, 이영호는 출발은 비슷했지만 컨셉이 바뀌었고 저그의 정찰도 차단했기 때문에 김정우가 맞춤을 할 수는 없을 상황입니다. 

서로 매너 빌드인 것은 맞지만 운영과 병력 사용이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에 이것은 저그의 전략이 통하느냐의 문제였고, 득도한 이영호의 눈치에 폭탄드랍이 걸리는 순간 김정우는 우왕좌왕합니다. 초반 벌쳐로 가닥을 잡은 듯 하다가 골리앗으로 전환된 이영호를 상대로 다수의 퀸을 뽑았다는 것에서 저그가 겅직되어 있음을 느낍니다. 사업 골리앗의 위엄에 히드라를 조공으로 바친 김정우가 gg를 치는데 솔직히 실망스러운 경기였습니다. 


2경기 : GOD의 운영이 빛난 경기, 노스포닝 3햇을 성공시킨 저그가 앞마당만으로 중반을 버틴 테란에게 질질 끌려다니고 이리저리 치이다가 항복을 합니다. 시작이 불리하나 스무스하게 운영으로 압살하는 이영호의 전형적인 경기였습니다. 이영호를 이기기 위해 빌드의 우위를 노리는 상대가 많은데요, 노스포닝 3햇이나 노겟 더블, 노배럭 더블 같은 소위 '째는' 빌드는 안됩니다. 째라고 하면 째버리는 것이 이영호입니다. 현 시점에서 운영으로 이영호를 앞서는 선수는 없습니다. 대등하더라도 결국엔 한끗차이로 지게 됩니다. 김정우가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2경기에서 이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3경기 :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영호는 3경기를 분수령으로 꼽았습니다만 저그가 보여준 1경기(재경기)의 안타까운 모습과 2경기의 레벨 차이를 고려하면 3-0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죠. 혹시나 이걸 지더라도 3-1로 이영호가 무난하게 승리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지기 쉬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나죠.

김정우가 정말 대단했던 점은 마지막에 몰린 상황에서 투햇 뮤탈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제가 보기엔 준비된 빌드가 아니고 이영호의 빌드를 보고 순간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투햇 뮤탈은 노점 단속의 대가인 이영호에게 그다지 좋은 빌드는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저그가 능동적이라는 것과 이영호의 대처법이 널리 알려져 있기에 역이용할 수 있다는 것.

다리를 건너던 이영호의 병력은 상대의 앞마당에서 농성을 펼칠 예정이었고 이는 뮤탈을 묶거나 미네랄을 성큰에 쓰도록 만드는 역할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정쩡하고 안일하게 나오다가 저글링에 옆구리를 싸먹히죠. 이 장면이 이영호에게 있어 이 시리즈의 유일한 실수이자 '자만' 했다는 느낌을 주는 모습이었습니다. 평소의 갓이라면 SCV로 주변을 먼저 돌아 보았을테고 12시 쪽에서 노리던 저글링 부대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 디테일이 부족했고 결승에서 이런 장면은 치명적입니다. 패배를 떠나서 자신에 대한 분노와 자책감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평정을 유지하지 못한 이영호의 모습이 4경기에도 영향을 주게 되구요.


4경기 :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정우는 그냥 '감으로' 센터 오버 정찰을 했다고 합니다. 3경기에서 열받은 이영호가 왠지 그런 걸 할 것 같았다는 것이죠. 예상은 완벽하게 적중, 심리전에서 완벽하게 말린 이영호는 경기력으로 극복을 시도하지만 한 마리의 저글링에게 스타포트를 발각당하면서 2경기 만큼이나 압도적인 경기가 나옵니다. 승재와 패자가 바뀌었다는 점만 달라졌죠.

점점 김정우의 손놀림이 좋아지고 정신이 깨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영호 상대로 어떤 경기를 해야 이길 수 있는지 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면, 이제 쫓기는 것은 인간이 아니고 신이 되어 버립니다. 개인적으로 최근 저그의 테란전 중에서 가장 완벽한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강추.


5경기 : 다시 매치포인트에 오자 2개의 빌드를 노출한 이영호와 1개의 빌드만 노출한 김정우의 차이가 납니다. 경기 후 김정우는 "내가 조금 더 운이 좋아서 이겼다" 고 말했고 저도 이런 면에서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 '운'을 가져 온 것은 3-4 경기에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자 했던 김정우의 각성과 실력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결국 이영호는 가장 강력한 더블 빌드를 선택하고 그 빌드에 맞춤을 '당연히' 준비했을 저그는 그 당연함으로 승부를 냈던 것이죠. 

이 모든 과정의 출발은 바로 3경기의 '안일함' 이었습니다. 그 안일함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날리게 했고 4경기와 5경기의 심리전 완패로 이어진 것이죠. 비유하자면 매치 포인트를 실수로 인해 놓치고 역전을 당하는 테니스 경기와 같습니다. 

이 결승전은 더 담을 게 없어 보였던 이영호라는 그릇에 아직 남은 빈 자리와 조금은 과소 평가되었던 김정우라는 그릇의 감춰져 있던 크기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던 다전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영호는 좌절하지 않고 다음주에 있을 이제동과의 경기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는데요, 역시 이 놈은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붙여, 단언컨대 지난 토요일의 이영호로는 아마 이제동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이영호가 또 자신을 얼마나 더 끌어 올릴 수 있을 지 너무 기대가 되구요, 그것이 가능하다면 이 친구는 정녕 위대한 제 1대 '갓라인' 이 될 수 있겠죠.


- 이런 선수들의 명경기 때문에 그 더러운 꼴을 당하고도 스타판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민 중이었는데 이 결승전을 통해 고민을 끝내준 김정우, 이영호 선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덧글

  • 찌질이 2010/05/25 16:50 # 답글

    무난하게 가면 이긴다는 이영호의 패턴이 너무나 널리 퍼져버렸기 때문에 이것또한 하나의 약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5경기와 같은 상황에서 김정우의 빌드 선택은 좋았다고 봅니다. 그냥 1배럭 더블만 했어도 무난히 막았을꺼 같은데 이영호는 5경기에서 김정우가 12 앞마당을 가져갈거라는 생각에 노배럭 더블을 한것 같고, 김정우는 그것을 한번 더 이용해서 선가스 레어 페이크 발업 저글링을 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아마도 레어는 페이크 보다는 나중에 무탈을 뽑으려 했는데 하다보니 저글링이 잘통해서 저글링만 눌렀는지는 약간 애매하네요.)

    이번 스타리그에서 만약에 이영호가 이겼다면 전 MSL 은 당연히 이제동의 3:0 승리 까지 예상했지만 김정우 한테의 패배 때문에 이영호가 더 각성할 가능성이 클거 같네요.
  • cign 2010/05/25 18:58 # 답글

    1경기 모니터 정전사태가 얼마나 황당했던지 '작전명 발키리'라는 말까지 나왔더라고요.
  • 울프우드 2010/05/25 19:25 # 답글

    저도 텔레비젼 중계로 경기를 봤습니다. 제가 본 것이 3세트 부터였던지라....
    저 역시 이영호의 우승을 예상했었는데 3세트에서 김정우가 보여준 과감함이 정말 대단하더구요.....

    4경기 센터 배럭스가 걸리면서 김정우가 2-2를 만드는 것을 보고 설마, 설마 했었는데.....

    정말 승부조작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겪었는데도 흔들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오랜만의 포스팅 잘 읽어보고 가요^^
  • 가람지기 2010/06/02 23:15 # 삭제 답글

    어지간하면 스타 결승전 거의 챙겨봤는데... 두 번이나 당하고나니 앞으로 결승전은 패스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 그런데 MSL 결승이 학교에서 했던데 직관하셨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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