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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나의 농구화 이야기 (1) 잡담

그냥 문득, 내 인생의 '농구화' 를 소재로 글을 써보면 재밌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뭐 뚜따나 군복무 중인 에라이님 처럼 농구화에 조예가 깊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저를 거쳐갔고 또 지금도 신고 있는 신발들이 많아서 정리 한 번 해볼까 싶네요.

인생 전체를 관통할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것이 뭘까 생각해보니 '농구' 였던 것 같습니다. 공부는 하는 건 싫고 가르치는 건 좋고, 연애는 하는 건 좋은데 보는 건 싫고, 스타도 하는 건 별론데 보는 건 좋거든요. 근데 농구는 하는 거 보는 거 다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농구를 좋아하던 소년은 농구화에 대한 '한'맺힌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랑 - 1999년 나이키 3대3 농구 서울대회 중등부 준우승 팀의 포인트 가드는 누구였을까요. (당시 샤립과 신인이던 폴피가 왔었죠)

정답은 우쓰우쓰입니다.(캬캬캬)

그래서 100만원 상당의 나이키 농구용품을 부상으로 받았고 지금도 가보로 간직하고 있는 손바닥 만한 은(ㅜㅠ)메달이 집에 고이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받은 농구화가 우쓰우쓰 인생의 첫번째 '플레이용' 농구화였습니다. 요컨대, 예선내내 그리고 본선에서 결승을 치를 때까지 저는 농구화없이 뛰었던 것이죠. 솔까말 완전 쪽팔렸습니다. 4강이었나, 상대 팀에서 저랑 매치업했던 가드는 '저 새끼는 단화신고 체육관에서 뛰네-' 라고 말했습니다. 지들끼리 한 얘기지만 똑똑히 기억하고 있고 부끄러움 반 분노 반의 오묘한 기분을 느꼈었네요. 뭐 우리가 이겼긴 했는데 그 친구 잘하긴 잘하더군요. 그리고 신발은 대왕간지 GP1 이었습니다.(기억력 좋다)

 
그래 너 잘났다.



저라고 농구화가 신고 싶지 않았을리 없지요. 생각해보면 농구화인지도 모르고 가장 비싼 신발을 사겠다고 샀던 신발이 하나 있긴 했습니다. 워킹용, 달리기용, 간지용, 아무튼 전천후로 신고 다니다가 에어 다 깨지고 삐걱삐걱 소리가 났는데도 아까워서 못 버렸던 신발 기억이 나네요. 크리스 웨버의 96년산 시그니처였죠. 에어 맥스 템포. 이 신발은 99,000이라는 당시로는 넘사벽의 가격으로 나이키 매장의 본좌였습니다. 그 때 89,000짜리 아디다스 엑신이 깝칠 때였는데 요거 하나가 잠재웠었죠. 하지만 이 농구화의 성능을 즐기기에 저는 너무도 어렸습니다. 심지어는 엑신처럼 소리가 나지 않는다며 불평을 했었드랬죠.


인생의 첫 밧슈.



이후 NBA는 일상이 됩니다. 그 때가 6학년 때였나 싶은데 노스캐롤라이나 42번 달고 있는 제리 스택하우스를 알고 있었으니 또래에서는 월등한 지식을...(ㅋㅋ) 그리고 대망의 97년, 꼭 사고 싶은 신발이 있어서 어무니와 협상을 합니다. 그것은 바로 쾌감과 아픔이 동시에 녹아 있는 농구화 에어 업템포3 입니다. 이 신발의 가격은 그 이름도 어마어마한 129,000 였습니다. 현재의 물가와 비교했을 때 미친 가격이죠. 10만원을 훌쩍 넘은 그대의 경이로움에 일단 박수를 보내주세요.

 
미안하다 사랑한다.

하지만 이 울트라 슈퍼 간지의 피펜 신발이 '미안하다 사랑한다' 인 이유는 불과 두달 만에 분실했기 때문입니다. 수학 경시대회 점수와 바꿔낸 인간 승리의 결과물이 한 중딩 좀도둑에 의해서 날아간 것이죠. 당시에는 교실밖에 신발주머니를 걸어두고 교실로 들어가는 시스템이었고 그 결과는 좆ㅋ망ㅋㅠㅜㅠㅜㅠㅜ


그 때 흘린 눈물이 흐르고 흘러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는 전설이 이어져내려오는 가운데 완고하신 저희 부모님은 13만원에 가까운 돈을 허공으로 날린 저에게 다시는 '비싼 신발' 은 없다고 선언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종을 축구로 바꿨고 동네 문방구에서 3000원이면 최상의 실내축구화를 얻을 수 있었던 까닭도 한 몫 했죠. 그리고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3:3 농구대회 준우승을 하기까지 어언 3년간을 농구화 없이 농구하는 불우이웃이 됩니다. 특히 부모님은 농구때문에 공부안한다고 매우 싫어하셨고, 결승전 조차 관람을 오지 않으셨지요. 이것은 제 인생에 가장 야속한 순간으로 남아있습니다.

애니웨이, 그렇게 스포트 리플레이 단화로도 준우승하는 농구란 얼마나 쉬운데 나에게 농구화까지 선사하시나이까. 를 외치며 받았던 농구화의 종류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나이키에서 준 건데 좋은 거 였겠죠. 그렇게 종횡무진 뛰어 다니며 농구화 밑창이 다 닳아 없어질 때 쯤이 되어서야 '좋은 농구화 없이 잘하는 농구 선수 없다' 는 사소한 진리를 알게 됩니다. 그로부터 저의 농구화 편력은 시작되었다능.

To be continued....(와- 쓰다보니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 기회에 뒷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ㅠ)

덧글

  • 스텔 2009/05/23 03:24 # 답글

    아놔 이거 왜케 재밌냐 ㅋㅋㅋ
  • 우쓰우쓰 2009/05/29 09:32 #

    컴백입니다. 이제 곧 뒷이야기를 올릴테니-ㅎㅎㅎ
  • IvyLeague 2009/05/24 00:16 # 답글

    축구화 이야기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것 같습니다..저의 주위에 운동광들이 좀 있었거든요 ㅎ
  • 우쓰우쓰 2009/05/29 09:33 #

    글쿤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닐테지만 은근히 농구화를 이것저것 신어보긴 했네요^^
  • 바른손 2009/05/26 23:50 # 답글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실농의 강자시군요 우쓰우쓰님 :)

    저도 중2때까진 농구 많이 했는데 (마지막승부-슬램덩크 테크) 저도 93년인가 엄청 비쌌던 샥농구화를 샀던 기억이 납니다.그 신발 전후로 무릎이 나가며 농구란 운동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하는 운동이 되었지만요.(제가 이때 깁스 3달하고 수직압력가하는 운동은 금물이 됩니다)
  • 우쓰우쓰 2009/05/29 09:35 #

    흐흐 실농의 강자는 아닙니다. 만나보면 금방 뽀록이;;

    그래도 그 전에는 여기저기 대회도 많이 다니고 전술적으로 움직여도 보고 진지하게 농구했었는데 21살 때 발목인대가 다 끊어져서 두 달 가량 목발을 짚고 다닌 후로는 그냥 라이트 플레이어가 되었습니다. 역시 운동은 즐기면서 슬렁슬렁 해야죠^^
  • AlexMahone 2009/10/12 15:33 # 답글

    제 농구화 선택 기준은...


    가격입;;;;


    현재 2년 전 르X프 농구화, 5만원권 내고도 거스름돈 받는 비용으로..

    색상은 검정색.. ㅋ


    맨 마지막 짤방인 에어 업템포 3, 디자인에선 젤로 맘에 드네요..

    버뜨, 디자인보단 가격이라서 ㅋ
  • 우쓰우쓰 2009/10/12 17:22 #

    가격은 물론 중요하죠. 그래도 왠지 싼 걸 신으면 부상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돈을 모아뒀다가.....

    마지막 농구화 이쁘죠. 지금은 아마 안나오는 걸로 압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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