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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투스타리그결승]경기별로 짧게 감상평.(당연스포일러) 텨블넥X지

- 우선은 이웃분들 감기 조심하시길 완전 지금 상태가 메롱입니다. 그래도 라이브로 다 챙겨보기는 했습니다만 오늘 내일 하는 까닭에 놓치고 넘어간 부분이 많습니다. 이점 이해해 주시길.


- 이제동 3 - 2 정명훈 : 정명훈은 테란으로는 최초로 콩라인에 가입신청서 제출. 오늘 4경기 끝나고 쵱이 '명훈아 잠깐만 나와봐~' 할 때 엄옹이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차라리 잘됐다고. 여기서 심리적으로 무너지면 정명훈이라는 테란의 그릇은 그것밖에 안되는 거라고. 그리고 사실 그 말대로 되었다. 오늘 경기는 소위 말하는 '쩌는' 경기가 아니었다. 그릇의 차이가 존재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경기 자체는 그다지 볼 것이 없었다. 물론 이제동의 정신력은 놀라웠지만. 그것만으로 포장되기엔 서로 내용이 형편없었다.


- 이제동과 이영호의 팬이 부러운 이유는 그들은 '주저하지 않기' 때문에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이제동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사실 첫 두경기의 이제동은 뭔가 나사가 빠진 것 같았다. 본인의 말대로 2-0되서야 정신을 차렸다고 하니 그런 점에서는 제대로 짚은 게 아닌가 싶다. 3경기 이후 이제동은 본래의 속도를 되찾았다. 하지만 이제동의 전반적인 경기 지배력은 별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해보였다. 그러나 이후 벌어진 두 번의 세트는 그만큼의 이제동으로도 충분했다. 상대가 자멸해준 덕분이다.



- 1경기 (메두사)

최연성식 발리오닉. 이 경기에서 정명훈은 없었다. 본인이 싫어하든 말든 간에 그 자신이 본좌가 되기 전엔 쵱의 꼭두각시 이미지를 벗을 수 없을 정명훈이고 이번 경기 역시 그런 여론을 뒷받침해 줄 뿐이었다. 이제동은 분명히 그런 점을 알고 있었을텐데 대처가 미흡했다. 최연성이 보여준 발리오닉은 추풍령에서 였는데 아무래도 그 한 경기로 데이터를 삼기엔 무리가 있었을까. 어쨌든 무난하게 압도, 이제동은 쥐어짜내는 비정상적인 운영으로 받아쳤는데 정명훈의 판짜기를 봤을 때 (아니면 쵱의) 예측 범위에 있는 판단이었다. 요컨대, 무리였다. 테란이 우위를 점한다.


- 2경기 (왕의귀환)

메두사에서 내가 지다니 제길슨. 이제동은 9풀로 달리려한다. 쵱의 꼭두각시 아니랠까봐 8배력으로 시작한 정명훈, 빌드가 대충 맞물리지만 대처가 좋다. 여기서 이제동의 "파괴신 본능~~!!" 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기껏 빨리간 저글링과 오버로드 헌납. 게다가 세로방향. 투팩을 올린 정명훈은 신나게 드론을 테러한다. 원뮤탈로 상대 본진을 봤을 때 지지가 나왔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아직도 이제동은 주저하는 중이다. 이상하다. 왕의귀환에서 국본이 승리한다.


- 3경기(신추풍령)

신추풍령은 테란에게 유리하고 나도 참 좋아하는 맵이에요 불라불라~ 떠들었던 국본의 자신감은 토스전에 국한되었던 것인가. 정명훈이 최연성의 그늘을 벗어나려는 통에 한 경기를 놓쳤다. 발리앗(발키리+골리앗) 아니라 벌리앗(벌쳐+골리앗)을 택했다. 이제동은 발키리가 없자 신나게 뮤탈을 쓴다. 그리고 적절한 숫자의 히드라를 섞어준다. 아- 히드라가 왜 같이 오냔 말이여ㅠ 하지만 때는 늦었다. 그 와중에도 순간적으로 럴커 소수를 추가해주고 있다. 이제동의 손끝에서 이제야 순서가 잡혀간다. 주저하지 않는 걸 보니 이제동이 돌아왔다.


- 4경기(달의눈물)

절호의 3대0 찬스를 놓치면 대개 두 부류다. 그냥 4경기 매조지. 5경기 개싸움. 하지만 정명훈은 이도 저도 아닌 플레이어가 된다. 나는 아직도 클로킹 없이 깝싸고 돌아댕겼던 레이스와 상대 본진에 무난히 안착한 팩토리에서 꼴랑 나온 원벌쳐를 이해할 수가 없다. 화려하게 우승하겠다는 심보였겠는지는 모르겠는데 동시 타격도 아닌 어정쩡한 공격은 각개 격파를 당한다. 원팩 소수벌쳐 이후 투스타로 신나게 재미보다가 바이오닉으로 넘어가는 콤보는 임-최가 저그를 손바닥에서 가지고 놀 때 자주 나오던 패턴이다. 맵도 주효했고.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에는 정명훈처럼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극히 적었다. 이제동은 손만 풀었을 뿐인데 한세트를 테란이 거저 넘겨준다.


- 5경기(메두사)

두 번의 잔머리. 이건 쵱의 작품인지는 모르겠는데 결과적으로 대실패다. 테란은 무조건 저그상대로 바이오닉을 해야한다. 최소한 발리오닉이라도 해야한다. 쏴이야! 하면서 럴커를 때려잡는 테란은 져도 멋있다. 김준영에게 리버스 스윕을 당했던 파이썬에서의 변형태는 정말 멋있었다. 그래서 지고도 웃으면서 상대를 칭찬해줄 수 있었다. 나는 4.4 테러를 80% 이상 확신했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실수였다. 정명훈을 과대평가 했었다. 나는 왜 최연성이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복귀를 선언했는지 알 것만 같다. 경기 막판 그의 똥씹은 표정은 그 단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르쳐줄 수는 있지만 해줄 수는 없다. 이번 결승전에서 이제동이 우승할 만큼 충분히 강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멘탈은 인정. 이제동의 멘탈은 역대에 길이 남을 멘탈이다.) 단지 상대가 너무 약했을 뿐이다. 테란이 바이오닉을 두려워하는데 어찌 저그를 압살할 수 있겠는가.      



P.S - 이럴꺼면 택용이 길 좀 터주지ㅠㅜ

덧글

  • 찌질이 2009/04/04 22:01 # 답글

    5경기는 3해처리 무탈테크 였다면 4벌처 드랍이 통했지요. 첫 벌처가 죽은게 컸습니다. 첫 벌처로 드론을 잡는게 문제가 아니라 이제동 빌드를 정찰했어야 했죠.
  • 우쓰우쓰 2009/04/05 22:38 #

    좋은 지적이십니다. 그런데 왜 하필 그 시점에 3햇만 노린 빌드를 썼는지 모르겠더군요. 위험 부담이 너무 컸는데 그래도 나름의 확신이 있었나 봅니다. 결론은 어제 이제동이 되는 날이었다.
  • 프리마 2009/04/04 22:13 # 답글

    5경기때 벌처가 차라리 앞마당 쭉 한번만봤어도...
  • 우쓰우쓰 2009/04/05 22:38 #

    그렇죠. 그럼 3번 드랍이라는 난데 없는 타이밍이;;ㅠ
  • 이악물기 2009/04/05 12:25 # 답글

    3:0 아니면 3:2일 것 같기는 했습니다..
  • 우쓰우쓰 2009/04/05 22:39 #

    역시 꾸횽이군요. 저는 3-0 정라덴의 테러를 예상했던 변태 시청자였습니다.ㅎㅎ
  • 33Hill 2009/04/05 19:01 # 답글

    정명훈을 보면서 늘 드는 생각이지만 '저그'를 상대로 팬들이 원하는 '재미있는' 경기는 역시 나오기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플토를 상대로 메카닉은 모르겠습니다만은,
    '바이오닉' 꺼려하는 테란은 이겨도 져도 큰 감흥이 없네요.

    이게 바이오닉을 꺼려해서 나오는 스타일인지 모르겠지만은 메카닉 초반 틈을 절묘하게 막아내는 수비력을 기반으로 득점을 하는 정명훈 스타일상 압살 아니면 도미노식 완패인경우가 많아서 별 재미가 없네요.


  • 우쓰우쓰 2009/04/05 22:42 #

    제 생각과 정확하게 일치하시네요. 바이오닉이 부담스럽다면 1경기처럼 섞는 운영을 한 번이라도 더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테란이 바이오닉을 해야한다고 단정한 것은 '승리'를 위함이 아니라 '간지' 를 위함이 더 큽니다.

    역시 바이오닉을 써야 테저전이 매력이 있죠. 이제동에게 바이오닉이 어렵다면?! 그래서 쵱코치가 메카닉을 섞으라고 하는 것 아닙니까.

    4경기가 아쉽습니다. 신나는 견제 후 바이오닉 전환이 시나리오였던 것 같은데 신나는 조공 후 바이오닉 전환 타이밍에 털려 버렸죠. 정명훈의 운이 거기까지 였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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