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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마저ㅠ - Alex "Roid"riguez. 공놀이

알렉스 (스테)로이드리게즈.

오프시즌이 잠잠해서였을까. MLB의 관심이 적어서 속상했던 걸까. 어쨌든 '거지같은' 일이 터졌다. BALCO의 시대를 알고도 묵인했던, 아니면 모르고서 지켜보았던 모든이에게는 마지막 보루가 있었다.
바로 알렉스 로드리게스(33, 뉴욕 양키스)다.
 
더러운 약물의 시대였지만 아직은 비율스탯의 푸홀스와 누적스탯의 에이로드가 남아있지 않느냐는 외침이 공허하지 않았던 것은 전적인 신뢰 덕분만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진실을 알면서도 은폐하려했고, 또 누군가는 의심을 하면서도 덮어두려 했고, 그리고 그렇지 않은 나머지는 무조건 신뢰하고 싶었으리라.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그룹에 속해 있다-) 그런데 그렇게 아구악신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는 데는 채 이틀이 걸리지 않았다. 롸드는 오늘 3년간의 스테로이드 사용을 시인하며 사과하고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 자신이 직접 에이로이드가 된 것이다.

우리 시대의 깨끗한 야구영웅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최고의 선수도 결국은 스테로이드 시대의 피의자이면서 피해자일 뿐이었다. 그의 3년이 용서를 받을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가 앞으로 세워갈 모든 기록과 숫자들에는 *표시가 붙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물 이전에 본좌였고 약물 이후에 신이 되었던 본즈가 그러하였듯이 말이다.


순서 맞추기.

'진실은 언젠간 밝혀진다' 는 말은 정말 진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롸드 입장에서는)묻혀져야했던 이 진실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어처구니 없는 루트를 거쳐 야구팬들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1. 03년 사무국은 금지약물의 시대를 종식시키기 위해 선수노조에 전수조사를 제안. 여기서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자가 5%이상이면 이후로 기준을 강화하고 매년 정기적인 조사를 받도록 합의하였음.

2. 03년 조사 결과는 폐기처분하고 그 결정에 관여한 모든 자료는 비밀로 하기로 '법원 명령'이 내려진 상태. 더불어 03년 조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선수들에 대한 처벌은 없기로 사무국과 노조가 결정.

3. 전체의 8.4%에 해당하는 무려 104명의 스테로이더. 이후 금지약물에 각성제인 암페타민을 포함하면서 기준과 검사를 강화하여 지금에 이름. 

4. 하지만 폐기되어야 했던 자료는 '선수 노조' 에 의해 보호되었음. 게다가 104명의 명단 역시 익명으로 처리되지 않은 채로. 이는 사무국의 조사 결과를 불신한 노조의 찌질함 때문.

5. BALCO 리스트를 작성하던 정부는 03년에 행해졌던 이 조사의 자료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됨. 정부는 리스트에 올라있던 10명의 자료를 원했지만 노조는 일언지하에 거절. 하지만 그 이후 법정 다툼을 벌여 정부에 패배한 노조는 결국 그 자료를 빼앗겼고 그 리스트에는 10명이 아닌 104명의 이름이 있었음....그리고는 정보가 샌거지 뭐.

롸드에 입장에서 보면 그 자신을 보호해줘야 했을 노조의 허접한 개삽질 때문에 꼬리가 밟힌 격이다. 물론 인터뷰에서 롸드는 모든 일에는 하나님이 정해주시는 이유가 있다며 짐짓 <쿨한 척>을 했지만, 어디 롸드가 쿨한 놈인가.


불신, 실망을 넘어선 체념의 시대.

솔직히 말해 푸홀스와 매니, 게선생과 롸드를 믿었으면서도 의심은 했었다. '모르거나 두렵거나' 가 아니라면 그 시대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란다. 모두가 책장수이자 약장수이며 슈퍼 공갈맨이라고 비난했던 호세 칸세코의 말들 중에서 이제는 사실이 아닌 것이 별로 없다.

밥그릇 챙기기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싸우긴 했지만서도 근본적인 문제에는 눈을 감아버렸던 노조와 사무국도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부끄러운 시대에 부끄러운 행위를 하였던 모든 선수들은 우선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 개중에는 페티트도 있고 클레멘스도 있고 배리 본즈도 있으며 드디어 에이로드도 추가되었다.

금지약물 규정은 91년에 생겼으면서도 이런 정밀 검사가 이루어진 것은 2003년이 최초였다. 뻥이었으면 좋겠지만(이렇게 된 이상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악동 존 로커가 말했듯이 '누구나 노조의 도움으로 그 약에 쉽게 다가갈 수 있던 시대' 였을 수도 있다. 그러는 와중에 40홈런을 넘어 50-60 홈런을 치는 선수들이 생겨나고 1998년 맥과이어와 소사의 홈런쇼가 있었으며 이를 통해 파업으로 얼룩졌던 MLB는 다시금 비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비상했던 MLB는 이카루스의 날개가 녹아 추락하듯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근시안적인 사고는 약물로 하늘을 나는 꿈을 꾸게 했고 그 꿈이 깨어져 버린 지금의 결과는 절망을 넘어 참담하기까지 하다.

이미 400-400을 달성했던 배리 본즈는 자신의 업적이 맥과이어-소사의 비디오 게임같은 홈런더비에 훼손되는 것이 싫었다. 명예욕에 사로잡힌 본즈는 신이 되어 돌아왔다. 본즈가 약을 먹고 신이 되었다는 의혹이 점점 사실이 되어갔고 그의 말에 사람들은 불신했다. 이어 클레멘스가 나타났다. 20세기 최고의 우완투수가 21세기에도 젊고 강한 선수들을 요리하며 건재를 과시할 때 사람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이 희대의 야구 영웅 역시 말년에는 마법의 약을 빌렸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사람들은 이내 실망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스테로이드 시대의 종결이라고 여겼다.

이제 또 한 명의 one of the greatest가 약쟁이라고 한다. 바야흐로 불신과 실망을 넘어 체념의 순간이 왔다. 이제는 이런 먹구름같은 시대의, 폭로의 끝이 어딘지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덧글

  • 바른손 2009/02/10 20:09 # 답글

    너무 혼란스러워요.저도 MLB를 조금 멀리하게 된게 약물파동이후였는데 말입니다.
  • 우쓰우쓰 2009/02/12 09:13 #

    롸드하고 이치로는 제가 맨날 스탯이라도 확인하던 선수였는데요ㅠㅜ

    인터뷰 자체는 실망스럽습니다만 그 중에서 이렇게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앞으로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롸드의 말에는 공감이 가더군요. 그래도 관심이 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ㅠ
  • 수액 2009/02/10 22:05 # 답글

    로드가, 로드가.
    mlb 계속 봐야 하는건지....
  • 우쓰우쓰 2009/02/12 09:13 #

    오바마까지 나서서 씁쓸해했으니;;

    정말 롸드는 아닐 줄 알았는데요. 지상 최고의 야덕후가 이게 뭔가요ㅠ
  • 에라이 2009/02/10 23:48 # 답글

    이제 MLB를 볼 때 뭔가 계속 의심을 하고 보게 될 것 같아서...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할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 우쓰우쓰 2009/02/12 09:14 #

    네- 그게 가장 크네요. 이제 롸드의 홈런에 더이상 환호하지 못할 것 같아서 그게 정말 아쉬워요. 타격할 때도 매번 감탄을 안할 수가 없었던 스윙이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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