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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잡담 - 프뻔뻔 테묵묵 저징징 이야기. 텨블넥X지

자생적으로 태동한 스타 바닥인지라 수많은 팬들이 존재하고 그 팬들의 성향도 수갈래이다. 때로는 같은편에서 힘을 합치기도 하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어제의 동지끼리 으르렁댄다. 이것이 스타판의 매력이라서 떠날 수 없게 만드는 굴레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누군가는 특정한 선수를 응원하기 시작하면서 그 선수의 팀에게 애정이 미쳐나간다. 나아가 그 팀의 다른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또 응원하곤 한다. 조금 웃길 수도 있지만 나처럼 줏대없는 팬들은 열광하던 누군가(최연성)를 제외하곤 잡식으로 선수들을 사랑한다. 택뱅도, 리쌍도, 도재와 성규리도 좋다. 하지만 이런 팬들에게 종족은 없다.

'종족' 의 대변자로써 팬은 또 한 번 기능한다. 여가서 임빠, 등빠, 광빠, 마빡이, 코빠, 뱅빠, 꼼딩빠, 동빠가 아닌 "테란제국, 저그진영, 토스빠" 가 탄생하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들의 세력 싸움은 사실 스타리그의 다전제 만큼이나 재밌다.

언제나 갈등의 중심에는 프로토스가 있었다. 특히 토스는 패러독스라는 희대의 섬맵빨을 받던 짧은 시기를 제외하면 이 바닥을 지배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질럿으로 대표되는 종족의 카리스마 넘치는 남성성과 등짝에서 광렐루야로 이어지는 사랑스러운 토스 게이머들은 수많은 팬들을 양산해냈다. 손이 느린 유저들은 플토를 선호하였고 베넷에 넘쳐났던 하드코어 질럿 러시 역시 그런 토스팬들의 카타르시스였다.

한 토스 게이머가 미래의 프로게이머에게 "테란 해라" 라고 조언했다는 우스갯소리가 그저 농담은 아닌 것으로 느껴지듯 이곳을 지배해 온 것은 '뻔뻔한' 테란들이었다. 마재윤이라는 희대의 이단아가 나타나기 전까지 본좌라인은 그냥 테란 수장의 라인이었으며 솔까말 강민에게 아주 짧은 기간 내주었던 지휘봉을 빼면 마재윤 이전 시대까지 테란은 '캐사기' 소리를 들으며 닥치는 대로 리그를 먹어치웠다. 그들에게는 놀라운 힘이 있었으니 바로 '억울하면 테란해라' 라는 뻔뻔함 이었다. 손속과 적당한 멀티태스킹이 있어야 다룰 수 있는 '어려운' 종족이니까 잘하면 당연히 센 거 아니냐는 그들의 논리는 막강했고 '테란 압살맵' 이라는 것이 나와도 한 시즌 정도 지나면 대처가 가능한(아카디아) 맵적응력 앞에 타 종족들은 그저 군침만 삼켰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약한' 저그와 토스는 어땠을까. 이 물음은 <테뻔뻔 저묵묵 프징징> 이라는 대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상성과 역상성의 묘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세 종족의 물고 물림은 그 정도의 차이로 인해 각 종족 빠들에게 상반된 입장을 가져다 준다. 요컨대 저그를 압살하고 토스도 할만한 테란, 테란에겐 발리지만 토스는 한끼 식사인 저그, 그리고 저그만나면 눈물만 흘리되, 테란에게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불쌍한 하등 종족 프로토스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토스들이 저그에게 느끼는 증오란 참으로 놀라웠다. 당연하게도 테란을 극복한 당대 최고의 토스들이 듣보 저그에게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캐테란맵과 살인적인 스케줄 크리에도 불구하고 '절대본좌 마본좌' 의 꿈을 이룬 마재윤의 시대를 종식시킨 것은 누구나 생각했던 테란이 아니고 프로토스였다. 김택용이라는 또 한 명의 이단아는 저플전의 상성을 최소한 55 : 45 로 바꾸는 데 성공했고 이것은 상성을 찍어 누르던 송병구라는 또 다른 프로토스의 왕자와 함께 '프로토스 시대', '프로토스의 르네상스' , '6룡' 이라는 말이 사용되는 시절을 만들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온 마지막 선수인 김택용은 적어도 준본좌 라인의 최고자리에는 올라야 마땅하다)

그러다보니 테란은 이영호만 안 만나면 압살, 저그는 이제동도 할 만해진 프로토스는 속된말로 '깝치고' 있다. 종족의 발전을 이야기하며 타종족의 발전이 더디다며 질책을 한다. 이제 프로토스는 테란이 쉽고 저그도 무섭지 않다. 테란은 토스가 어렵지만 저그는 마재윤을 극복하고 보니 밥이다. 그러니 저그는 여전히 테란이 무서운데 토스도 자신들을 껌으로 본다. 팀플 때문에 발전할 기회도 적었고 맵은 언제나 자신의 편이 아닌 것이 억울하다.

바야흐로 <프뻔뻔 테묵묵 저징징>의 시대가 온 것이다.

사실 '마재윤' 이라는 희대의 사기캐릭이 있을 때도 저그는 '결국' 암울해지곤 했다. 롱기-리템 콤보에 아카디아는 계속 수정되었고 MSL은 <저저전 결승은 망한다>는 비공식적인 캐치프레이즈 하에 노골적으로 저그를 눌러왔다. 그 결과 마재윤의 3햇 운영과 서경종식 뮤짤로 가져온 저그의 시대는 너무도 짧고 허망했다.

반면, 토스의 시대는 온실에 비유될 만큼 푸쉬를 받아왔다. 예전의 로키는 이제 비잔티움이 되어 프로토스의 더블넥을 지지한다. 3햇이 과거의 뉴스가 되어버린 저그는 유연하고 압도적인 박성준을 제외하면 아스라져간다. 그 공포의 이제동 마저도 그렇게 쓰러져간다.

하지만 토스의 징징이 짜증났듯이 저그의 징징거림도 듣기 거북할 때가 있다. 특히 모든 것을 맵빨로 돌리며 토스의 발전을 폄하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3.3 혁명이 맵 아래서 이루어진 것인가. 그 때 누가 블리츠를 씹토스맵이라고 했던가. 물론 저그의 발전은 맵으로 막아낸 것이 자명하고 토스의 발전은 맵으로 밀어준 것도 심증이 확실하지만 그것만으로 현재 토스가 누리는 모든 지위를 거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레퀴엠을 소환했으니 이제 머큐리를 데려와서 그들의 발전을 증명해야만 이들의 원성이 잦아들까. 과연 어제 김택용이 제로의 영역에서 보여준 신들린 저그전을 보고도 프로토스의 발전을 폄하할 수 있을까.


토스는 발전했지만 더블넥에 안주하게 해준 맵의 도움도 무시할 수 없다.
저그는 맵과 팀플로 억압된 것이 맞지만 이제동 이후로는 그걸 타개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서로의 간극이 존재하는 경우에 항상 문제는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는' 것이다. 그 편협함이 또 갈등을 낳고 갈등은 오해와 반목이 되어서 싸움질이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싸움 구경만큼 재밌는 건 없기에 나처럼 엔돌핀을 제공받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지만.

사실 지금의 이영호가 보여주는 모든 것을 보면 '테란'은 사기가 맞다. 그런 사기 종족에 대항하여 결국은 뒤엎은 마재윤이 있었고 그 마재윤과 사기 테란을 짓누른 현재의 택뱅이 있다. 차이가 있다면 마재윤은 모든 악재를 극복한 유일한 남자이고, 택뱅은 온실이든 어쨌든 아직도 정점을 향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나는 저그의 한을 풀어준 구세주가 있던 시기와 항상 징징 거리던 소수 종족이 시대를 지배하는 현재가 모두 재밌다. 또 한 번 시대가 바뀌어서 종족의 희비가 엇갈리는 그 순간이 있을까 설레이기도 하다.

프뻔뻔이면 어떻고 저징징이면 어떠한가. 모두가 저녁만 되면 티비 앞으로 모여드는 스덕이 아닌가. 싸울 땐 싸우되 서로가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도 충분하다. 베넷에서 파이썬 or 블루스톰 일대일을 외치고, 이성은 VS 마재윤 매치를 닥본사하며, 와이고수 미네랄 배팅 4000에 일희일비하는 모두가 스타판을 이끌어 가는 주역, '팬' 이라는 존재인 까닭이다.

덧글

  • 白月淚那 2008/12/15 14:33 # 답글

    이러나 저러나 전 프로토스 만세입니다! +_+
  • 우쓰우쓰 2008/12/16 09:05 #

    저도 심증적으로는 플토만세를!!
  • Lucypel 2008/12/15 18:09 # 답글

    이러나 저러나 전 테란 힘들다고 생각해요, 언제나. ㅠㅠ
  • 우쓰우쓰 2008/12/16 09:04 #

    요새는 확실히 테란암울기가 맞는데도 불구하고 프로리그 출전빈도나 승률을 보면 테란은 과연 슬럼프라는게 있나 의심스러운 종족입니다,ㅜㅠ
  • 33Hill 2008/12/16 15:15 # 답글

    테란이 참 암울기 인데도 불구하고 비중이 줄지 않은거 보면 확실히 공/수 밸런스가 탄탄한 종족이긴 한가 봅니다.(물론 맵이나 상성도 중요히지만 테란이라는 종족은 그냥 잘하는 선수는 앵간해선 안무너지는듯..)
  • 우쓰우쓰 2008/12/29 09:08 #

    그래서 테란은 '사기' 라는 말을 듣는 것 같은데 일단 테란이라는 종족 자체는 임-이-최 로 이어지면서 정형화, 최적화가 거의 완성된 종족입니다. 이 메뉴얼만 따라도 본좌론이 나오는 수준(이영호) 이죠. 게다가 지금처럼 자원전이 대세인 상황에서 아무래도 수비의 종족인 테란은 맵적응력이 뛰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미네랄-가스 밸런스도 좋아서 말이죠....ㅠ

    결론은 저그 어쩌면 좋니ㅠㅜ
  • 델카이저 2008/12/29 15:51 # 답글

    아직도 테란이 최강은 아니던데요..ㅡ.ㅡ;; 제가 보는 경기는 거의 다 지고.. 쯥.. 테란 광빠인데..

    뭐 요즘 판세는 오히려 벨런스를 다시 잡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듯.. 며칠 전에 마제윤-이성은의 프로리그 경기 보는데.. 베슬 하나 관리 하니까 전투에서 패하고 그대로 게임 넘어가더군요.. 마재윤이 실수는 안했는데.. 우회하는 거 확인하고 그 타이밍 차이를 이용해서 덮쳐버리는..

    확실히 테란이 공-방이 잘 잡힌 종족인거 같아요.. 후반에 가도 그닥 약하지 않고 초반에 상황에 따라 강하고...
  • 우쓰우쓰 2009/01/01 12:00 #

    솔까말 현재 최강은 토스가 맞습니다만 테란은 묵묵하죠. 저그가 있기 때문에-_-;;

    그리고 테란들은 저변이 넓고 메뉴얼이 잘 갖춰져 있어서 '걍 듣보도 중간은 간다' 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밸런스가 좋은 종족이라 쪽박은 안 차는 것 같아요.
  • 프뻔뻔 2012/05/24 02:02 # 삭제 답글

    원래 스타1초창기때부터 제일좋은종족이 프로토스였습니다. 하치만 인간은 원래 약한종족으로해서 자신의 위엄성을 과시할려는경향이있죠 . 그래서 이윤열 임요환 같은 테란유저나 홍진호 마재윤 같은저그 테란 유저들이 각광받았었죠 프로토스가 사기인 이유는 수도없이 많지만, 일단 간단히 말하자면 일꾼의 효율성 으로 따지자면 프로브는 건물지을때 그냥 간단히 소환만 하면되고 다수의 건물을 한꺼번에 지을수가있어서 무한맵같은데서 거의 토스만하는 이유죠 그리고 프로브는 일꾼중 가장 공격사거리도길고 자원채취도 빠르죠. 그리고 하템, 닥템, 리버, 케리어, 질드 등등 타종족에 비해서 유닛의 효율성이 너무나도 좋죠.
  • 이유없음 2014/03/27 12:41 #

    스타1 초창기에는 저그가 가장 좋은 종족이었습니다
    토스가 상승한 것은 부르드워가 나오면서
    다크가 등장하면서 부터였고요

    부르드워 맵들이 다이어 스트레이츠며 뭐며 섬맵도 래더맵에 많았고 좁은 지형과 굴곡이 있거나 하는 맵들도 많았기에 토스가 상승한것이죠

    스타1 베타 그리고 배틀넷 생기기 이전 칼리서버부터 해왔던 터라 그전에는 저그가 사기였습니다
    라바 생산속도가 1.04에 줄어들기 전에는

    2해처리만 돌려도 지금 3해처리만큼 물량이 나올정도로 사기적이었죠 마린이랑 히드라랑 맞싸움 하면 히드라가 이길 정도였으니까요 (리버스틱스 래더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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