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er Cross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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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오프 공놀이

형법의 압박을 뒤로하고 마이애미 히트의 패인을 정리하는 글을 쓴다. 이게 아마 올 시즌 마지막 농구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시간쯤 되니 혹시 내일 이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팬이라면 냉정하게 놓아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보스턴 원정 엘리미네이션을 이기고 돌아올 확률은 20% 미만이라고 보고, 셧다운된다 하여도 비난하지는 않겠다. 결과가 정말 실망스럽다해도 정작 가장 실망스러운 건 본인들 일테니까.

마이애미가 엄청난 안티들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해서 이렇게 떨어지는 씁쓸한 꼴을 보며 쌤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 조롱을 견디기가 쉽지 않아 커뮤니티를 떠나 있을 것이라 차라리 기말을 앞둔 나에겐 잘된일인지도 모른다. 잡설은 그만하고.

우선 이번 시즌의 실패, 즉 플옵 탈락의 원인은 첫째가 보쉬의 부재고 둘째가 감독의 역량이며 셋째는 상대적으로 유약한 정신력이다.

1. 보쉬의 부재

르브론과 웨이드가 겹친다는 말을 너무 지겹게 들었다. 르브론과 웨이드 조합은 우승을 못할 것이라 웨이드를 팔아야 한다는 말도 지겹게 들었다. 단언컨대 웨이드를 팔아서 듀란트나 드와이트 하워드를 데려오지 못한다면 팔 이유가 전혀 네버 에버없다. 심지어 크리스 폴도 필요없다. 진심이다.

마이애미를 씹는 사람들은 마이애미가 고전하는 경기, 지는 경기를 좋아한다. 해서 이번 플옵을 뙇! 보니까 둘이 조합이 잘 안맞거든, 그러니까 쪼개면서 얘들은 안된다고 이야기 한다. 그들은 제대로 된 보쉬가 있었던 정규시즌의 마이애미 히트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르브론과 웨이드가 동선이 겹치는 문제는 사실 작년에 가장 크게 불거졌었다. 조합이 이루어진 첫 해였기 때문에 그 겹침을 해결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그 둘은 볼소유를 정확히 반으로 나눠서 비디오 게임을 하듯 '너한번 나한번' 공격했다. 보쉬는 쩌리가 되었고 아이솔의 답답함은 정말 짜증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파이널에 진출했으며, 르브론이 새가슴을 딛고 마지막까지 '너한번 나한번' 을 제대로 했더라면 우승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미친듯이 겹치고 안맞았을 때 해낸 것이 '준우승' 이다.

그래서 오프시즌에 둘은 공간을 나누었다. 르브론은 탑을 포기하고 난생처음 림을 등진 채 플레이하기 시작했으며, 오프 볼 무브를 익힌 웨이드는 무한 컷인을 연습했다. 또한 그가 좋아하는 라인밖에서 찢는 무브를 꽤나 포기했다. 많은 부분을 르브론에게 양보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왼쪽을 나누어 지배하는 사이 보쉬는 오른쪽 미드레인지를 자신의 놀이터로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져 양쪽 코너에서 스트레치된 3포인트가 터지는 날엔 무조건 가비지였다. 이것이 마이애미의 'SPACE'다.

여전히 빡빡함을 느끼는 날이 있었다. 르브론의 점퍼가 좋지 않거나 웨이드의 마무리가 안되는 날, 그래서 초반부터 달렸다. 트랜지션의 최고수 두 명이 달리는 속공으로 스코어 레벨을 맞출 수 있었다. 르브론이나 웨이드가 쿼터백이 되고 나머지 한 명이 터치다운을 해내는 많은 장면들이 있었다. 이것이 마이애미의 'PACE' 이다.

그런데 이 'PACE & SPACE' 를 해내기 위해서는 보쉬가 가장 중요한 퍼즐이 된다. 수비 리바를 잡아 아웃렛을 뿌려주거나, 오른쪽 미드레인지를 점령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르브론은 웨이드로, 웨이드는 르브론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이것때문에라도 웨이드는 절대 팔 수 없다. 리그에서 르브론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보쉬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마이애미에 없는 것이다. 

인디애나 시리즈부터 보쉬가 부재하고 있다. 르브론과 웨이드는 예의 그 빡빡한 공격을 해야만 한다. 주구장창 골밑을 파고 있다. 점퍼를 던지지 못한다고 욕을 먹는다. 그들이 점퍼를 던지면 나머지 선수들은 어떤 스팟에도 서있을 수 없는 상황인 걸 정녕 모르는 건지 묻고 싶다. 보쉬가 부상당한 장면이, 마이애미의 가장 이상적인 공격 패턴의 완성과 함께였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2. 감독의 역량 

보쉬의 부재가 가져온 첫번째 위기를 타개한 것은 스포엘스트라가 가져온 '스몰라인업' 이었다. 사실 베티에와 르브론을 3-4번으로 기용하는 스몰라인업은 정규시즌에도 쏠쏠하게 15분가량 써먹었던 조합이다. 하지만 이것을 주요 라인업으로 돌리려는 시도는 큰 용기를 요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보기 좋게 성공을 거두고, 마이애미는 나름의 리듬을 찾아 보스턴을 맞이한다. 

문제는 보스턴에겐 이 라인업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소한 3-4차전 패배 이후에는 변화를 가져왔어야 했다. 보스턴에는 여전한 케빈 가넷이 있고 론도는 높이의 우위를 개나 줘버릴 그런 포인트 가드가 아니다. 르브론은 그의 밥 그레인저를 막다가 폴 피어스라는 엄청난 상대를 만났음에도 여전히 프론트 코트를 커버하고 백코트를 헬프하는 수비를 하고 있다. 

2-1-2 드랍존을 공략하기 위해 르브론과 웨이드는 무수한 돌진을 한다. 그리고 아무리 KG라고 하더라도 이 둘을 리치만으로 견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블락을 뜬다. 그러면 분명히 세컨 찬스의 기회가 생기는데 대체 스몰라인업으로 무슨 세컨 찬스를 메이킹 할 수 있겠는가. 절대적으로 높이를 생각하는 라인업을 구축해서 순수하게 다이다이로 붙였다면 지금쯤 시리즈를 리드하고 있는 것은 마이애미일 것이다.

스포엘스트라는 좋은 감독인 건 맞다. 하지만 챔피언 컨텐더 급은 아니다. 그는 너무 신중하고 데이터를 신봉하며, 하나의 플랜이 어긋났을 때 과감하게 승부를 볼 수 있는 승부사가 아니다. 만약에 플옵이 11전제 막 이랬다면 스포는 더 좋은 전술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긴 하다. 그는 패배를 통해 배우는 사람이나 플옵에서는 허용된 패배의 숫자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인디 시리즈의 스몰라인업이 성공하자 그것에 매몰되어 가장 중요한 5차전마저 그르치는 모습은 스포에 대한 마지막 희망마저도 꺾어 버렸다. (심지어 보쉬도 14분 뛰게 하였는데 이것은 그가 경기 전에 이야기 했던 플랜과 정확히 일치한다!) 적어도 나는 그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6차전에서도 극적으로 그가 스텝업하기는 힘들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2패 후 거의 매경기 새로운 시도와 무기를 들고 나와 결국은 파이널에 진출한 오클라호마 벤치의 역량이 너무 부럽다.

3. 유약한 정신력

개인적으로 부상 투혼이니 정신력으로 극복이니 하는 말들을 싫어하지만, 그래도 우승을 위해서 불살라야 하는 객관적인 수준의 열정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 크기에서도 팀마이애미는 팀보스턴에 한참 뒤진다. 'Anything is possible' 을 외치며 울던 첫 우승때의 KG를 기억한다. 그를 보며 우승이라는 것은 저만큼의 절실함이 있어야 얻어낼 수 있음을 알았다. 보스턴이란 팀을 정말 싫어했는데 그 이후엔 사실 그렇게 싫지가 않다.

올해 보스턴이 보여주는 투혼을 보며 나는 이 베테랑들이 '유종의 미' 를 거두기 위해, 멋진 모습으로 떠나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얘들은 그게 아니고 진심으로 진지하게 우승을 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보스턴 팬들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일이다.

아직 우승도 제대로 못해본 마이애미의 근성은 그에 비하면 부끄러운 수준이다. 언더독이라 생각하고 달려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마치 이미 챔피언인 것처럼 플레이를 한다. 심판에게 징징대다가 트랜지션을 먹히고, 상대의 클러치 플레이에 멘붕이 와서 자신들의 클러치 타임을 날리고 고개를 숙인다. 우승을 향한 결집된 그 무언가를, 올해만큼은 가졌으면 했는데 아직 멀어보여 실망스럽다.

우승이라는 건 농구 잘하는 애들끼리 친하게 지내다가 뭉쳐서 으쌰으쌰 몇 번 한다고 되는게 아니라는, 그 절실함을 가지고 마지막 경기라도 임해주었으면 한다.

- 내일 경기를 이길 확률이 20% 미만이라고 했지만, 보쉬의 기적적인 컴백으로 혹여나 승리하여 엘리미네이션을 이겨낸다면 파이널의 마이애미는 솔직히 기대된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현실화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올시즌, 로스쿨 갔다고 징징대면서도 결국은 볼 껀 다 본 것 같은데 그럼에도 또 씁쓸하게 시즌을 접게 되니 좀 우울하고 그렇다. 하지만 뭐, 깔끔하게 정리하고 새출발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나도 그에 발맞춰 공부모드로 전환해야겠다.

최고의 시즌은 아니지만 언제나 르브론을 비롯한 히트 애들이 최선을 다해주었다는 건 알고 있다. 스포엘스트라도 열심히 하고 성실히 하는 감독임은 알겠는데 그냥 역량이 좀 딸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쉽긴 해도 고마움을 가지고 시즌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올해도 역시 어딘가에 몰입할 수 있어서 즐겁고 좋았다.

Good Job, Good Effort!

Let's go Heat, let'em know the Miami Heat Basketball!

린스컴. 공놀이

린스컴에게 필요한 건 투수코치가 아니라 아버지다.

올해 린스컴이 보여준 롤러코스터는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구속을 떨구고 커맨드로 던지기 시작하니 오스왈트처럼 롱런을 선택하나보다했다.

실제로 결과도 좋았다.

허나 중반에 매커니즘이 무너지면서 3이닝 5볼넷 같은 거지같은 경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린스컴은 구속을 올렸다. 구속을 떨군건 의도한 것이 아니라던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하지만 성적은 슬펐다. 구속은 올랐지만 구위가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린스컴은 이제 어렵겠다고 생각했으며 심지어는 케인을 샌프의 에이스라고 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전, 시즌 막판 린스컴은 아버지를 찾아가 커맨드를 교정하고 돌아온다.
(린스컴의 아버지는 그의 투구폼을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모든 코치들에게 말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슬라이더의 그립을 '살짝' 바꿔서 쓰기 시작했다. (슬라이더는 린스컴의 서드피치임 ㄷㄷㄷ)


그래서 9월의 린스컴은 최고였다. (3년 연속 탈삼진 타이틀!!)

10월의 포스트시즌 데뷔전. 린스컴은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9이닝(119구) 14K 1-0 완봉승(2안타 1볼넷) 게임스코어 96. (어제 할러데이 노히트 게임스코어는 94)


그래 할러데이가 짱이지 나도 안다.


근데 나한텐 린스컴이 짱임. 스컴이 만큼 간지나는 투수는 본 적이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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